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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 셋. 만나보기

    내 마음 속에
    숨겨진 힘을 믿어요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 연습 현장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는 무엇일까? 시간의 두께만큼 현명함이 쌓여 세상을 안다고 한들,
    아직도 내 마음속 어린이는 나조차 누구인지 명확한 답을 모르는 것만 같다. 자기 자신을 알고
    타인을 이해하며 성장한 극 중 인물 만복이와 장군이가 우리를 닮은 건 그 이유일 것이다.
    이런 소중한 메시지를 담은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을 만드는 이들을 만났다.

    글 권라희(편집실) 사진 김성재(싸우나스튜디오)
  • 오늘은 무슨 떡을 먹어볼까

    “달콤한 말이 술술, 꿀떡~, 웃음이 비실비실, 바람떡~, 입에 착! 찹쌀떡~ 무슨 떡을 먹어볼까!…”
    “좋아요. 이 장면에서는 떡 하나하나의 매력이 전해져야 하니까 여러분의 표정과 몸짓에서 떡의 맛이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웃음소리가 가득한 구리아트홀 연습실, 10월 첫 공연을 앞두고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 연습이 한창이다. 그간 연습한 노래와 대사, 안무를 바탕으로 무대 동선을 그리고 수정하는 단계에 와 있다.

    마스크를 쓰고 노래와 안무, 연기를 펼치면서 숨이 찰 만도 한데, 배우진의 열정은 그러한 제약과 한계를 넘어선다. 매 장면 꼼꼼히 확인하며 더 좋은 표현 방식을 고민하는 창작진과 배우진의 모습이 아름답다.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을 선보이려 창작진과 배우진을 비롯해 여주세종문화재단, 구리문화재단, 오산문화재단, ㈜아츠온까지 4개 기관이 힘을 합쳤다.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린이들은 꿈을 갖고 더 넓고 큰 세상을 바라봐야 하기에, 이 작품을 선사하고 싶다는 모든 관계자의 의지가 마음으로 전해진다.

    저 아이는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야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은 김리리 작가의 동화 《만복이네 떡집》을 원작으로 한다. 이 책은 2010년 첫 출간 후 어린이 필독서로 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원작이 오늘날 어린이들이 겪는 상황과 고민, 아픔과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창작진은 원작을 바탕으로 뮤지컬을 제작하면서 그 속에 담긴 깊은 이해와 공감을 담아내고 싶었다.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에는 우리가 평소에 익숙하게 본 듯한 어린이들의 다양한 모습이 개성 있는 캐릭터로 묘사돼 있다. 늘 나쁜 말만 내뱉는 만복이와 화가 나면 주먹부터 나가는 장군이가 중심 인물이고, 만나면 늘 싸우는 두 사람 때문에 곤혹스러운 반 친구들이 함께 한다. 반 친구들도 저마다 사연을 가진 어린이들로, 관람객인 어린이들이 자신의 사연을 대입하고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

    이렇듯 어른의 눈에는 말썽쟁이로만 비치는 만복이와 장군이가 우연히 신비한 떡집을 찾게 되고, 신기한 떡을 만드는 2명의 떡 요정을 만나 자기 자신과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작품 속에 그려진다.

    특히 뮤지컬에서는 원작에 나온 신비한 떡집이 더 환상적으로 표현되는데, 이를 위해 떡 요정이라는 캐릭터가 새롭게 추가됐다. 소원을 이뤄주는 떡을 그리는 화가 떡 요정과 더불어 화가 떡 요정이 그린 떡을 직접 만들어내는 요리사 떡 요정이라는 설정이 부여됐다.

    창작진은 극 중 인물 만복이와 장군이가 달라진 계기를 두고 신비한 떡집과 떡이 가진 능력 때문이 아니라, 두 친구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극 중 조력자 역할을 하는 떡 요정의 도움에 힘입어 두 친구가 자신의 마음속에 숨겨진 힘을 알게 되고 그걸 끌어내어 스스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나를 바꿀 힘은 내 안에 있어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을 준비하면서 창작진과 배우진, 제작진 모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됐다. 어린이라고 불리던 시기, 우리 모두의 고민은 자기 자신조차 스스로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걸 알았다. 어른이 된 지금,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야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 시간이 준 현명함을 작품 속에 녹여내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작품 속 만복이와 장군이, 또는 자신을 닮은 극 중 인물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객이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얻어가기를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의 모든 이들은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은 2021년 10월 9~10일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대극장, 16~17일 오산문화예술회관, 12월 3~4일 세종국악당에서 만날 수 있다.

  • mini interview

    작가 김가람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을 관객에게 선사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작품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한층 성장해가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어린이들의 현실적인 고민도 같이 드러나죠. 일부러 뭔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모든 것이 성장을 위한 과정이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을 통해 관객 여러분이 자신의 상처나 고민의 이유를 이해하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다는 자존의 힘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원작 동화를 뮤지컬로 변환할 때,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무엇인가요? 떡집이 존재하는 이유를 설득시키고 환상성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가장 고심했어요. 극 중 인물 만복이와 장군이가 달라질 수 있었던 건 떡집과 떡의 신비한 능력 덕분이 아니라, 스스로를 변화하도록 만드는 마음의 힘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죠.
    이에 조력자 역할이 필요해 뮤지컬에는 원작 동화에 없던 두 떡 요정 캐릭터를 만들어 넣었어요. 떡 요정 캐릭터를 통해 환상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자신을 변화시키는 힘은 내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작곡가 혜윰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중점을 둔 장면과 그를 위한 음악적 효과는 무엇이었나요? 작품 속 배경인 ‘학교’와 ‘신비한 떡집’이라는 두 공간을 음악적으로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현실 세계인 학교에서는 드럼과 베이스, 기타 등을 활용해 캐릭터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고, 환상 세계인 신비한 떡집에서는 오묘한 느낌을 주려고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편성했어요. 관객 여러분도 음악적 효과로 준 공간감을 느끼면서 공연을 보면 더욱 재미있을 거예요.

    연출가 홍승희

    가족뮤지컬 〈만복이네 떡집〉 창작진으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어린이 관객에게는 내 마음속에 나를 바꿀 힘이 있다는 것을, 어른 관객에게는 나서서 뭔가 바꾸려는 게 아니라, 그저 아이 곁에 있어주고 믿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어요.

    극 중 인물과 어린 시절의 자신을 비교했을 때 뮤지컬 작품 속에 어떻게 투영됐나요? 작품을 할 때, 자료 조사와 분석도 많이 하지만 생동감을 위해 제 경험도 많이 투영합니다. 어린이들을 관찰해보면 가슴에 응어리가 있거나 화가 많은 어린이도 있고, 엄마를 창피해하는 어린이도 있거든요.
    저 또한 어린 시절, 엄마를 창피해했던 적이 있어요. 애교가 많은 성격인데도 이상하게 엄마에게는 쉽게 화내고 막 대했던 것 같아요. 그 시절의 저와 닮은 만복이를 표현해보기도 했어요. 연년생인 제 남동생과 장돌이가 닮은 것도 같아 많이 생각나네요.